"사주를 보낼 때는 아침 일찍 사당에 고하고, 사주를 받을 때 역시 주인이 의관을 정제하고 소반 위에 공손히 받아 조상께 고하니, 지극한 정성이 아니고서야 어찌 예를 논하리오."
1. 납채(納采)의 의미와 사주의 전달
의혼을 통해 양가의 허혼이 결정되면, 신랑 집에서는 정식으로 청혼의 증표인 사주단자(四柱單子, 일명 사성)를 신부 집에 보냅니다. 이 절차를 납채(納采)라고 부릅니다.
신랑 집의 아버지는 아침 일찍 일어나 목욕재계하고 의관을 정제한 뒤, 가문의 사당(祠堂)에 나아가 조상님께 '가문의 대를 이을 배필을 맞아 사주를 보내옵니다' 하고 고합니다.
신부 집에서도 주인이 마당에 나와 신랑 집에서 파견한 사주 전달인을 정중하게 맞이하고, 소반 위에 올려진 사주함을 받아 사당에 고한 뒤 전달인에게 융숭한 대접을 베풉니다.
2. 사주단자의 정확한 규격과 서식
사주단자는 아무 종이에나 아무렇게나 적지 않았습니다. 길이 1자 3치(약 40cm), 너비 9치 2푼(약 28cm)에 달하는 두텁고 정갈한 최고급 백지를 다섯 간(折)으로 정성껏 접습니다.
접힌 종이의 정가운데 간에 신랑의 생년·생월·생일·생시를 육십갑자(六十甲子)의 간지(干支)로 단정하게 붓글씨로 적습니다. 예를 들어 '乙丑年 十月 十三日 午時生'과 같이 기록합니다.
다 적은 사주단자는 흰 봉투에 넣되, 봉투의 뒷면 뚜껑은 풀로 봉하지 않은 채 얌전하게 접어두는 것이 예법이었습니다. 언제든 꺼내어 확인할 수 있는 신뢰의 상징이었습니다.
3. 싸리가지와 청홍실, 사주보 포장의 신비
사주봉투를 보호하는 포장법에는 놀라운 자연의 지혜와 상징이 숨어 있습니다.
먼저 봉투 길이보다 아래위로 약 1cm 정도 길게 자른 곧은 싸리나무 가지를 준비하여, 그 중앙을 쪼갠 뒤 사주봉투를 그 틈 사이에 조심스럽게 끼워 넣습니다. 싸리나무는 곧고 단단하여 어떤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곧은 절개를 상징합니다.
그 다음 청실과 홍실로 꼰 둥근 타래실로 위쪽에서부터 아래로 돌돌 감아 묶되, 결코 '매듭'을 짓지 않고 올가미처럼 옭아 묶습니다. 부부의 앞날에 맺힌 응어리가 없기를 바라는 축복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겉은 다홍색 비단, 안은 푸른색 비단으로 된 네모난 사주보(겹보자기)로 싸고 네 귀퉁이에 금전지를 단 뒤, 한가운데에 '謹封(근봉, 삼가 봉함)'이라 쓴 흰 띠를 둘러 완성했습니다.